부여 관북리유적에서 길이 60m 이상 대형 건물지 확인

백제 사비왕궁의 주요 행사 개최됐던 공간으로 추정… 연약한 지반 극복 위한 백제인의 토목기술 등도 확인

 

 

[이슈투데이=김나실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왕궁관련 시설이 밀집된 부여 관북리유적의 남쪽 대지에서 실시한 발굴조사 결과, 총 3동의 백제 사비기 건물지와 삼국시대~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기의 유구를 확인함에 따라 12월 4일 오후 1시에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한다. 

 

부여 관북리유적은 1982년부터 현재까지 총 15차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대형전각건물지, 와적기단건물지, '+' 형태로 교차하는 도로유구, 금속 공방지(작업장), 연못 등이 확인되었고, 이를 통해 왕궁과 관련된 건물의 대략적인 배치와 구조를 추측할 수 있었다. 다만 백제 사비 도읍시기 왕이 정무를 관장하던 '정전'과 같은 중심 건물이 확인되지 않아 현재까지도 왕궁의 정확한 구조에 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올해 마무리될 예정인 이번 16차 조사를 통해 백제 사비기에 해당하는 유구인 건물지, 성토대지, 배수로, 수혈유구 등이 조사되었다. 함께 확인된 총 3동의 백제 사비기 건물지 중 2동(1호, 3호)은 장축방향이 진북방향과 일치하는 남-북으로 긴 장랑식 건물지이다. 가장 규모가 큰 1호 건물지를 살펴보면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가 약 60m에 이르며,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조사지역 북쪽으로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1호 건물지 내부에서는 적심시설을 비롯하여 배수로 등이 확인되었다. 적심의 간격은 동-서방향이 5.2m 내외로 일정한 편이고, 남-북 방향은 3~5m 간격으로 다양하다. 남-북 방향의 적심 배치를 고려할 때, 복수의 단독건물이 나란히 선 구조로 추정된다. 적심의 구조는 평면형태가 (장)방형이고, 축조방식은 바닥에 석재를 시설한 후, 모래가 섞인 점토를 이용하여 일정한 두께로 성토하여 조성하였다. 이는 백제 사비기 적심 대부분이 흙을 성토하여 만든 흙적심인 것과 달리 이례적인 사례이다. 

 

또한, 백제의 왕궁시설과 관련된 공주 공산성, 익산 왕궁리유적에서 확인된 바 있는 파문 수막새를 비롯한 다수의 전(塼)이 출토되었다. 전의 문양은 연화문으로, 연화문 수막새 와범을 이용하여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2,3호 건물지는 흙적심으로 이루어져 1호 건물지와 축조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특히, 2호 건물지는 1호 건물지 하부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2호 건물이 허물어진 뒤 그 자리에 1호 건물을 축조했던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백제인들의 정교한 토목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대단위 성토대지도 함께 확인되었다. 건물지가 위치한 지점은 대부분 뻘층이 확인되는 습지지형인데, 백제인들은 이러한 연약지반을 극복하기 위해 토제(土堤)를 활용하였다. 토제는 흙을 쌓기 위한 일종의 둑으로, 자연지형을 따라 둑을 쌓고, 그 안쪽을 여러 방향에서 메워가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로써 작업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적인 흙쌓기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조사된 백제 사비기 건물지의 구조와 규모를 고려했을 때 왕궁 내에 중요 건물이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랑식 건물지는 6~7세기 고대 동아시아 왕궁 내 조당 공간의 일부로 여겨지며, 이 건물 북쪽에는 '정전'급의 중심건물이 위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백제의 우수한 건축술이 전래된 일본의 여러 고대 궁에서 확인되는 조당원(朝堂院)의 구조와 유사하여 향후 동아시아 고대 왕궁 연구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공개 행사에는 백제 사비 왕궁유적에 관심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으며, 강설이나 우천 시에는 유적 보호를 위해 개방하지 않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041-833-2322)로 문의하면 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백제 사비왕궁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며, 조사결과를 국민들에게 적극 공개해 나갈 것이다. 

 

출처: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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