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글래스루이스의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가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 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 찬성 이유와 이사진 구성 간 논리적 모순까지 담고 있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사법당국의 조사를 앞둔 일반공모유상증자는 물론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 홀딩스 등 의혹이 가득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최윤범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의 지난 몇 년 간 재무·경영 성과는 최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으며,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지탄 받은 일반공모유상증자 사태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줬다는 식의 편향된 의견을 제시했다.
또 글래스루이스는 2024년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현 이사회의 구성과 독립성에 대한 주주 우려에 대한 중대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최윤범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만 했던 고려아연 현 이사회의 7명의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는 ‘이사회 구성에 대한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찬성했다. 반면,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 4명에게만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이유는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MBK·영풍 측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표를 분산하지 말고 4명에만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균형감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MBK·영풍 측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 보고서가 최윤범 회장에 대한 편향성은 물론, 집중투표제 찬성 근거와 이사회 추천 후보에 대한 이유가 서로 앞뒤가 안 맞는 문제점들을 가졌다는 점에 대해 주주들은 모두 인지하실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주주들이 우려하는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분쟁 장기화 국면에 대한 입장이나 분석도 없고, 사실에 대한 확인도 없이 이전 보고서와 자료를 답습하는 기계적인 모습을 보여 실망스럽다”고 말했다.